비가 내리는 밤, 동대를 대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다닌 친구 덕에 가끔씩 와서 맛보던 충무로 맛집을 오랜만에 방문했다.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여전히 대학생들과 인근 직장인들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주와 닭 한 마리를 즐기는 모습은 여전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한 테이블을 차지했다. 앉자 마자 자동으로 주문되는 닭 한 마리 냄비.
가격도 저렴하여 한 냄비에 24000원, 2~3인분이라지만 건장한 남자 둘에게도 칼국수까지 먹으면 적절한 양이다.
일단 주문이 끝났으니 소주부터 시키자!
꿉꿉하고 습한 날씨에 마치 젖은 솜덩이들 마냥 축축 처져있던 우리들, 소주가 주는 알콜성분이 몸에 들어가자 찌르르르 울리는 위벽의 반응에 맛있게 먹을 힘을 찾았다. 역시 소주만 한 각성재는 없는 것 같아~
오 끓기 시작한다. 양념장은 다 만들었고 이제 남은건 소주 한잔에 떡 사리 한입~
한입에 넣자마자 기분좋아지는 식감, 베어든 국물의 감칠맛, 자극적이며 새콤한 양념장 세 박자가 잘 맞아 돈다. 이것은 소주를 부르는 한입. 소주를 한잔 털어 넣으며 또 떡을 한입, 소주 한잔. 떡, 소주, 떡........
그렇게 맛있게 먹다보니 어느새 닭이 뽀얗게 잘 익어 있었다.
쫄깃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국물이 벤 살점이 자극적인 양념에 다시 한번 몸단장을 하게 되면 진짜 이건 술도둑이 될 수밖에 없다. 기름지지도 않아서 쭉쭉 들어가는데 꼭 소주랑 같이 먹어야 더더욱 빛을 발휘하는 맛!!!
맛있게 먹고 마시며 두런 두런 이야기 하다 보니 어느새 냄비의 내용물은 국물만 남기고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이모 여기 칼국수 사리 하나요!
원래 우리 소주 한병씩만 하기로 했잖아? 근데 이 칼국수에는 소주가 없으면 죄를 짓는 거야.
그러니까 이모 한병 더 주세요!
그렇게 맛있게 먹다 보니 정말 맛있게 먹었다. 추억 보정의 맛도 포함되어있지만 그러면 어떠하리 우리가 만족했는데..
동대 닭 한 마리 집 : ★★★★ (별 5개 만점 기준)
기본 찬이 배추김치 하나입니다. 반찬이 빈약한 감이 있으나 훌륭한 메인 요리로 인하여 그리 큰 단점은 아닙니다.
담백한 국물과 닭의 식감이 꽤나 괜찮습니다. (그러나 아주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추억 보정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 이 정도 가격에 덩치 큰 곰 두 마리가 맛있게 먹은 거 보면 괜찮고 다시 방문할만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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